불법모금 학교찬조금 돌려준다

입력 2003-06-17 18:36수정 2009-09-2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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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불법 찬조금 모금 사례가 제보된 14개 초중고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10개 학교에서 6억9800만원을 거둔 사실을 확인, 아직 사용하지 않고 남은 5억3000만원을 찬조금 기부자에게 모두 환불하도록 지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불법 찬조금 모금을 적발해 학부모에게 환불하라고 지시한 것은 지난해 Y여고(1700여만원)에 이어 두 번째지만 한꺼번에 여러 학교가 관련된 환불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이 학교 찬조금에 대해 대대적으로 감사하고 사용 후 남은 금액을 해당 학부모에게 일일이 반환하도록 지시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음성적,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 모금 행위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영수증 처리가 가능한 합법적인 학교발전기금 이외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학부모에게 금품을 걷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돈을 걷는 사례가 빈번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시교육청은 찬조금 모금에 직접 관련된 교장 5명은 학교법인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직접 관련은 없지만 지도 감독을 소홀히 한 교장 등 학교 관계자 22명에 대해서는 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당초 찬조금 불법 모금을 엄벌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징계 요구 수준이 대부분 경징계와 경고, 주의에 그쳐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외국어고의 경우 1, 2학년은 학부모 1인당 25만원, 3학년은 40만원씩 모두 3억2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나 학생 간식비와 행사 비용 등으로 쓰고 남은 2억7000만원은 학부모에게 돌려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B외국어고는 학부모로부터 1억6000만원을 거둬 6900만원을 사용했으며, 학부모회는 학교 묵인 아래 이 돈으로 사설학원 강사를 초빙해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교습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B고교의 경우 체육대회 때 학교 학부모단체의 임원들이 100만원을 걷어 교사와 학부모의 회식비로 썼으며 식사 후에는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이 나이트클럽과 노래주점에 간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 고교 교사는 자율학습 지도비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3회에 걸쳐 3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가 중징계를 당했고, 일부 고교는 학교발전기금에 대한 회계장부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적발 학교 10개교 중 9개교가 사립이며 일부 학교는 학부모와 학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감사에 협조하지 않아 사실 확인이 어려웠다”며 “앞으로도 찬조금 불법 모금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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