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피아니스트 한옥수씨 12일 교수퇴임 기념연주회

  • 입력 2003년 6월 10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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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피아니스트 한옥수씨(66·단국대 음대 교수·사진)가 12일 단국대 난파기념관에서 퇴임식과 함께 기념연주회를 갖고 약 40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한다.

1960년 이화여대를 수석 졸업한 그는 미국 신시내티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줄리아드 음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이후 롱아일랜드 음대에서 7년 동안 교수생활을 한 뒤 73년 귀국해 30년 동안 단국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돌아보면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신시내티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등 유수의 국제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한국 피아노계의 ‘국제화’에 기여했던 것이 가장 큰 결실로 기억됩니다.”

그는 95년 국제콩쿠르인 한·로만손 콩쿠르를 출범시켜 세계화에 소극적이었던 음악계에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64년 카네기홀 연주를 준비하던 중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붕대를 친친 감은 채 병원에 눕게 되었어요. 스승이던 줄리아드 음대의 스토이어먼 교수가 ‘이 여인이 과연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제목과 한복 차림의 제 사진이 실린 신문을 들고 찾아왔죠. 그때 선생님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지지 않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했어요. 1년 뒤 결국 연주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죠.”

한 교수는 “예술의 영원한 가치는 세밀한 교수법이나 기교에 앞서 대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며 후배 피아니스트들에게 먼저 내면의 깊이를 쌓도록 충고했다.

그의 부군은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박원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 원장.

퇴임식과 연주회는 12일 오후 6시반에 열린다. 애제자인 임미정(울산대 교수) 손은수씨(한양대 교수)가 스승의 연주에 앞서 축하 연주를 들려줄 예정. 02-709-2676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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