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회사 '장수천'은]盧대통령 6억투자…측근들이 경영

  • 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41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소유했던 경남 거제시 성포리 소재 676평의 토지가 가압류됐던 원인은 생수제조회사인 장수천 때문이었다.

건평씨는 장수천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장수천이 한국리스여신에서 빌린 26억원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자신의 땅이 가압류됐다. 당시 연대보증인 중에는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은 이기명씨도 포함되어 있다.

장수천은 1995년 10월 설립된 생수제조 및 판매회사. 이 회사는 노 대통령이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인 98년 9월 신고한 재산내용에서 처음 밝혀졌다. 노 대통령은 당시 장수천에 6억1037만원의 채권이 있다고 신고했다. 노 대통령의 종로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장수천은 97년 4월 서울 종로구에 서울지점을 설치했다. 당시 이 지점의 대표는 지난해 노 대통령의 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던 홍경태씨.

98년 11월경 장수천 대표이사는 노 대통령의 고향친구인 선봉술씨로 바뀌었고, 노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장 출신인 최도술(崔導術) 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이사로 등재했다. 최 비서관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부산선대위 회계책임자였다.

노 대통령의 386핵심 측근인 안희정씨도 장수천과 관련되어 있다. 안씨는 99년 7월 장수천의 생수를 판매하는 회사인 오아시스워터(자본금 5000만원)를 설립했다. 그러나 장수천과 오아시스의 경영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2000년 3월 권양숙 여사 명의로 되어 있는 노 대통령의 자택(서울 명륜동)마저 국민은행에 1억2000여만원 근저당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같은 해 장수천과 오아시스워터는 공장과 상표 등을 쪼개 경매하는 등 처분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충북 옥천군 공장은 2001년 6월 경매로 넘어갔고, 상표였던 오아시스는 2000년 12월 김모씨가 설립한 ㈜오아시스에 이전됐다. 안씨가 설립한 오아시스워터도 2001년 3월 김씨에게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0년 11월 오아시스워터를 매각한 뒤 매각대금의 일부인 2억5000만원을 노 대통령이 설립한 자치경영연구원(옛 지방자치실무연구소)으로 넘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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