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말기판정 받고도 교육 열의 양양초 신창혁교감 추모물결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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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양양초교 어린이들이 신창혁 교감 영전에 국화꽃을 바치고 있다. -양양=경인수기자
15일 양양초교 어린이들이 신창혁 교감 영전에 국화꽃을 바치고 있다. -양양=경인수기자
‘카네이션 대신 국화꽃을 바칩니다.’

강원 양양초등학교는 15일 스승의 날 행사 대신 이 학교 신창혁(辛昌赫·57) 교감의 추모식을 가졌다.

신 교감은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들과 함께 해오다 13일 운명을 달리했다.

고(故) 신창혁 교감은 2001년 10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지난달 16일까지 출근했다. “죽는 날까지 학생들을 보며 살아가는 것이 그의 꿈과 행복이었다”고 교사들은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장지로 떠나기 전 교감의 영구차가 양양초교 운동장에 들르자 교사와 학생 1000여명은 눈시울을 적셨다. 학생들은 신 교감의 영구차에 흰색 국화를 바쳤다.

신 교감과 양양초교 동창생이기도 한 이 학교 전상범(全相範) 교장은 “그의 병세가 악화되는 것이 안타까워 3월 휴직을 권유했었다”며 “그러나 그는 가장 바쁜 학기 초라서 쉴 수가 없다며 완강하게 뿌리쳤다”고 전했다.

양양초교에서 1966년 처음 교편을 잡은 신 교감은 37년간 수천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그는 “현장위주의 교육과 제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교사들이 가득 찬 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왔다.

동료 교사와 주변 사람들은 “신 교감이 대쪽같은 삶을 살아왔으며 평소 불의와 부당한 이익에 타협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야한다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기억했다.

제자인 김남식(金南植·39·양양읍 남문리)씨는 “신 선생님은 잘못했을 때는 눈물이 나도록 혼을 냈지만 도닥거리며 격려하실 때는 부모처럼 인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양=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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