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청소년 책의 도시' 첫장 연다

  • 입력 2003년 5월 11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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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김해건설공고(교장 김광한)에서 작지만 야심찬 ‘반란’이 준비되고 있다.

김해건설공고는 ‘걸어서 10분, 장서 100만권, 도서관 도시’를 꿈꾸며 ‘제 1회 김해 청소년 도서전’을 마련한 것.

지역주민과 함께 김해시내 각급 학교 등의 도서관 장서를 100만권 이상 확보하고 청소년들이 어디서든 걸어서 10분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구상이다.

이 학교는 특히 ‘문화의 지방분권’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내 최고의 도서전, 김해시의 새로운 문화’로 키워 나간다는 알찬 계획까지 세워 두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대규모 도서전은 중앙과 지방을 통틀어 드문 일.

전시 기간은 16일부터 19일까지이며 장소는 건설공고내 작업실을 컨벤션센터 수준으로 개조한 160여평 규모의 전시실. 오전 10시부터 9시까지 개관한다.

도서전은 크게 12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제 1테마인 ‘문학과 역사의 만남’에서는 이태준의 ‘해방전후’부터 양귀자의 ‘숨은 꽃’에 이르기 까지 15편의 문학작품에 관련 사진과 그림 등이 따라 붙는다. 광주항쟁과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한 책들도 전시된다.

‘교과별 기증 도서 전시회’에는 중 고교의 국어 영어 수학 기술 등 교과목별 1500권의 교양, 전문도서가 전시된 가운데 각 과목 담당 교사가 책 소개를 곁들어 준다.

제 6테마인 ‘주제별 책 전시회’에는 △평화를 위한 삶, 우리들의 희망 만들기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성(性) 관련 도서 △청소년에게 권하는 동화책 등 7가지 주제별로 책을 전시한다. 이 코너에서는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책마다 내용을 정리해 코팅한 A4 용지 한 장씩을 첨부한다.

이와 함께 ‘시와 노래의 만남’ ‘영상과 문학의 만남’ ‘국어사전 전시회’ 등의 테마가 준비되고 김해지역 청소년이 뽑은 ‘올해의 시인’인 김용택 시인의 육필원고와 그의 책들도 만날 수 있다. 특별기획으로 1940∼1960년대 초중고 교과서도 전시된다.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의 원화(原畵) 60여점이 담긴 액자는 전시실로 들어가는 숲길을 따라 전시, 분위기를 맞출 계획이다.

김해건설공고 국어담당 이곤섭교사(49)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같은 학교 사회담당 권순길교사(38)가 적극 도왔으며 김해시와 교육청, 우리교육과 나라말 등 4개 출판사, 신용옥 김해시의원, 김해 한빛주택 전대기 사장 등이 많은 힘을 보탰다.

이 교사는 “입시경쟁과 인터넷 문화 사이에서 청소년들의 독서실태는 암담할 정도”라며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개최하는 최초의 도서전”이라고 말했다. 문의 김해건설공고 055-336-4081, 018-522-2378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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