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초등생 물소떼에 공격받아 중상

  • 입력 2003년 4월 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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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초등학생인 김모군이 물소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지 하루가 지난 6일 오후 이 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건 현장인 물소 우리 앞에서 물소 떼를 구경하고 있다.과천=권주훈기자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초등학생인 김모군이 물소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지 하루가 지난 6일 오후 이 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건 현장인 물소 우리 앞에서 물소 떼를 구경하고 있다.과천=권주훈기자
5일 오후 1시반경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경기 수원시 S초등학교 3학년 김모군(10)이 아프리카물소 우리에 들어갔다가 물소의 뿔에 가슴, 팔, 엉덩이 등을 받혀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김군은 관람객에 의해 구조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6일 오전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물소 8마리가 있는 우리에 김군이 들어가자 그중 한 마리가 다가오면서 뿔로 마구 들이받아 관람객 몇 명이 빗자루와 쓰레기통, 신발과 음식이 든 봉투 등을 던지면서 물소를 쫓은 뒤 뒤따라 우리 안으로 들어가 기적적으로 구해냈다”고 말했다.

김군이 10여분간 물소의 공격을 받는 동안 사육사나 안전요원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구급차도 사고 발생 30여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물소 우리 옆 코끼리 우리에서 높이 82㎝ 울타리에 매달려 먹이를 주던 김군이 동물 우리와 울타리 사이에 설치된 안전수로로 떨어졌다가 물소 우리 방향으로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가 높이 3m인 안전수로로 떨어졌다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물소는 수단 에티오피아 등의 물가 초원에 서식하는 초식동물. 그러나 난폭한 성격에다 몸길이 2∼3m, 어깨높이 1.5m에 뿔길이가 95㎝나 돼 사자 등 맹수도 쉽게 공격하지 못하는 위험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공원 배진섭(裵鎭燮) 공원관리부장은 “사고 경위를 파악한 뒤 직원을 상시 배치하든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시설을 보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원을 찾는 아이들의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근본적인 사고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7년 5월에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유치원생이 말에게 먹이를 주던 중 얼굴에 상처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도 충북 제천시 박달재 자연휴양림 동물원에서 초등학생이 반달곰에게 먹이를 주다가 팔목이 절단되기도 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과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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