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조해녕 대구시장 지하철과 악연?

  • 입력 2003년 3월 3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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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녕(曺海寧·60) 대구시장과 대구지하철은 악연(惡緣)인가.

조시장은 95년 4월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로 6월 치러진 대구시장 선거에 집권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런 그가 재난연구원 원장을 지낸 경력등을 앞세워 지난해 6월 민선 시장에 뽑혔으나 다시 197명 이상이 숨지는 방화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유족 및 시민단체들로부터 취임 8개월여만에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조시장과 대구지하철의 인연은 대략 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3년 12월부터 95년 3월까지 마지막 관선 대구시장을 역임한 그는 재임중(94년2월) 지하철 1호선 전동차 2차 분(24량)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 전동차에 불이 잘 붙는 부실 내장재를 사용, 희생이 커진 책임도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는 95년 4월 대구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로 101명이 숨지는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당시 지역정치권은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의 안전시설 미비에 따른 책임론이 높아 조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총무처장관(96년)과 내무부장관(97년)을 거쳐 98년 재단법인 한국재난연구원장직을 역임한뒤 시장으로 컴백했다.

‘살기좋은 대구’를 공약 등으로 내걸고 시장으로 선출된 그가 임기 중 다시 ‘대형 재난’을 맞이한 상황 자체가 다분히 ‘역설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족대책위와 시민단체들은 사고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대구시 관계자들의 무책임과 능력 부족을 이유로 시정 최고 책임자인 조시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 고위간부들은 이에 대해 “아직은 사고수습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조시장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사고 관련자들의 형사처벌 범위와 지역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조시장의 거취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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