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문제점]지하철公 과실이 피해 키웠다…사고당시 사령실 근무태만

  • 입력 2003년 2월 2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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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수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21일 중앙로역 화재 현장으로 전동차를 진입시킨 1080호 기관사 최상열씨(39)가 전동차에서 탈출한 뒤 대구지하철공사 안심기지창 승무팀장 최석문씨와 지도과장 김선일씨를 만나 대책을 협의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상대로 협의 내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안심기지창 소속 간부 2명을 만난 후 기지창 사무실로 돌아가 마스터키가 든 잠바를 사물함에 넣어 둔 뒤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간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또 기관사 최씨가 사고 당일 오전 10시경 기관석에서 마스터키를 뽑아 잠바 안 호주머니에 넣은 뒤 전동차를 빠져나온 경위도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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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은 1080호 전동차 승객들이 출입문이 닫힌 가운데 유독가스를 피해 우왕좌왕하며 문이 열리기만을 고대하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최씨는 마스터키를 뽑으면 출입문 등 전동차의 기능이 마비돼 출입문이 잠긴 객차 내의 수많은 승객이 숨질 수 있지 않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대해 ‘판단을 잘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21일 오후 안심기지창 이모 사업소장도 소환해 최씨와의 접촉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기관사 최씨를 만난 대구지하철공사 간부들을 모두 조사해 증거인멸이나 과실은폐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사고 당일 사령실 폐쇄회로(CC)TV 화면 주시를 소홀히 해 1080호 전동차의 화재현장 진입을 차단하지 못한 운전사령 홍모씨(45) 등 관계자들도 혐의 사실이 드러나는 대로 전원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이 밖에 화재 당시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과 발화 전동차인 1079호 기관사의 교신내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녹취록을 보관하고 있는 종합사령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할 방침이다.

대구=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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