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폭발물' 누가 어떻게…폭약-전기전문가 소행 가능성

  • 입력 2002년 12월 28일 01시 14분


이번 사건에 사용된 사제폭탄의 폭발력은 폭죽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를 만드는 데는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엔터테인먼트를 겨냥한 폭발물은 시한장치(12월5일)와 압력해체식(12월27일) 등 2가지 방식이 사용돼 두 사건의 범인이 동일범이라면 상당한 수준의 전문훈련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발물 자체의 강도나 수준은 낮지만 배선 부분이 치밀한 점으로 미뤄 군부대 폭약 관련자나 전기 분야 전문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어떻게 만들었나〓이번 사제폭탄은 책 속을 파낸 뒤 바닥에 폭죽가루를 넣고 그 위에 꼬마전구의 필라멘트를 연결, 뇌관으로 활용했다.

책장을 여는 순간 전선이 건전지에 연결이 되고 이에 따라 필라멘트에 열이 가해지면서 폭죽가루가 터지도록 만들어졌다. 경찰은 일반 폭발음과 달리 ‘피시식’하는 소리가 난 점으로 미뤄 화약이 아닌 폭죽가루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폭죽가루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폭죽 여러 개를 해체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책장을 여는 순간 전선이 건전지에 연결돼 전기가 통하도록 하는 것. 범인은 전기회로에 사용되는 특수 스위치 장치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발물의 종류〓경찰청 특공대에 따르면 폭발물은 크게 병기용과 사제용으로 나뉘며 사제용은 수류탄처럼 폭발물 내부에 날카로운 금속을 넣어 피해를 주는 파편식과 불을 일으키는 소이성으로 구별된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폭탄 제조법이 떠돌고 있어 치명적인 사제폭탄까지 제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인터넷에 나도는 방식으로 제조한 폭발물을 실험한 결과 중상을 입힐 수 있는 폭발력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 7월 광주에서는 변심한 애인을 겨냥해 만든 폭발물을 다른 사람이 열어보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실험 결과 소형 부탄가스통에 딱총 화약을 붙인 도화선을 부착한 ‘부탄가스 폭탄’은 도화선에 불이 붙은 지 10여초 만에 화염과 파편이 2∼3m 높이로 솟구치며 터졌다.

또 다이너마이트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을 이용한 폭탄은 다른 화학물질을 섞어 희석했는데도 양쪽에 세워둔 두께 1㎝짜리 철판들이 2∼3m까지 튀어나갈 정도로 강력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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