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 광장…"취업준비생 해외 체험봉사 늘리자"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9시 45분


해마다 12월이면 대학은 ‘달리는’ 학생들로 붐빈다. 고교생은 대학입학 원서를 들고, 대학생은 취업 원서를 들고 뛴다.

사춘기를 입시공부로 보낸 고교생의 대학 입학 과정은 처절하다. 이 세상에서 공부 때문에 온 가족이 고통을 받는 국가가 어디에 또 있을까. 그러나 대학 졸업생은 취직이라는 또 다른 관문 앞에 좌절한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희망찬 미래가 아니라 ‘실업’이라는 참담한 현실이다.

‘취업 전쟁’의 현실은 대학과 지식사회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조짐은 곳곳에 널려 있다. 대학은 학생을 잡으려고 입시박람회, 입시설명회, 모교 방문 등으로 1년을 지샌다. 그리고 학생은 취업을 위해 취업박람회, 취업설명회, 그리고 회사 방문 등으로 1년을 보낸다.

한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의 27%인 19만8000여명만이 이공계를 지원한다. 그리고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은 공대가 아닌 한의대와 의대에 지원한다.

인하대의 경우 중소기업의 구인 건수가 3000건을 넘지만 선뜻 가겠다는 학생은 극소수다.

인천지역 기업이나 공단은 인재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지만 대학의 취업률은 20%대에 머문다. “제발 오래 근무할 학생을 보내달라”는 남동공단 최고경영자(CEO)의 하소연도 대기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귀에 들릴 리 없다.

취업현장을 지켜보노라면 때론 절망감 마저 든다.

2003년은 한국인이 미국 하와이의 사탕수수밭을 향해 눈물로 인천항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민 100년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도전정신’으로 무장돼 있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와 대학도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을 ‘연어’로 만들어, 다시 본국으로 금의환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땀의 의미와 산업입국이 왜 필요한가를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을 자치단체와 대학 그리고 기업이 마련해야 한다.

청년 실업을 극복하고 제3세계를 제대로 알기 위해 학생들을 해외에 보내는 체험봉사 프로그램에 함께 힘을 모을 때다. 직업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미래가 불안한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넓게 보는 도전정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김민배(金敏培·인하대 학생지원처장mbkim@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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