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老부부 피살사건]돈 노린 친구아들 범행 유력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16분


경기 안성시 70대 노부부 등 일가족 3명 피살사건(본보 11월29일자 A31면 보도)을 수사중인 경기 안성경찰서는 피살된 염모씨(76·의사)와 평소 알고 지내던 주민 D씨(31·보험설계사·경기 안성시)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D씨가 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염씨를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면서 올해도 2, 3차례 달러 환전을 해준 일이 있고 사건 당일에도 달러 환전을 이유로 염씨 집에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최근 염씨로부터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를 환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건 당일인 지난달 27일 환전을 위해 현금 3억원을 준비하도록 한 뒤 오후 5시30분경 염씨 집에 찾아가 염씨와 염씨의 부인, 처형 등 3명을 살해한 뒤 3억원을 챙겨 달아났다는 것. D씨는 이어 이날 달러를 환전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염씨로부터 들어 알고 있는 염씨의 손자(19·고교 3년)까지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해 살해하려다 실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염씨의 집 출입문 유리와 전자계산기 등에서 D씨의 지문이 나온 점과 사건당일 낮 12시48분경 D씨가 염씨와 통화한 사실, D씨의 사진을 본 손자가 “사건 당일 자신을 폭행한 사람이 맞다”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D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D씨는 경기 평택시의 사창가에서 사채놀이를 하다 1억원 이상을 날려 생활고에 시달려 왔으며 사건 다음날 오전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경찰은 D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안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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