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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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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암 사망자 | ||
| 암 종류 | 사망자 수(명) | |
| 2000년 | 2001년 | |
| 폐암 | 1만1606 | 1만2969 |
| 위암 | 1만1550 | 1만1483 |
| 간암 | 1만118 | 9515 |
| 대장암 | 4221 | 4580 |
| 췌장암 | 2720 | 2845 |
| 기타 | 1만7827 | 1만727 |
| 합계 | 5만8042 | 5만2119 |
| 자료:통계청 | ||
정부가 흡연자들로부터 연간 5400억원에 이르는 담배부담금을 걷고도 정부의 무료 암 검진 대상 병명에는 흡연자들이 많이 걸리는 폐암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부당한 기금 집행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담배 한갑에 150원씩, 연간 5400억원의 담배 부담금을 걷고도 이 기금에서 지원하는 무료 암 검진 사업에는 폐암을 뺀 위암 자궁암 유방암 등 3가지만 지원하고 있다.
담배부담금은 복지부가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라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담배에 부과하는 돈으로 1999년부터 이 기금 중 일부(20억∼30억원)로 29만여명에 이르는 의료급여 수급자(생활보호대상자) 중 희망자에 한해 무료 암 검진을 해주고 있다.
3월 무료검진을 받은 황모씨(52·서울 영등포구 대림동)는 “30년 동안 담배를 피워 폐암 검진을 받으려 했지만 항목에 없어 위암 검진을 받았다”며 “흡연자에게 걷은 돈으로 폐암 검진을 해주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담배소비자보호협회의 한종수(韓宗秀) 사무총장은 “담배부담금은 흡연과 관련된 질병 예방 및 진료에 쓰여야 정상인데 다른 질병 검진에 쓰이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폐암은 검사를 해도 조기 발견이 어렵고 발견돼도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검사 항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폐암을 검진 항목에 추가할 경우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 건강관리협회에서 실시하는 1인당 폐암 검진 비용은 X선 촬영 등의 1차 진료와 CT촬영, 객담(가래) 검사 등 2차 진료까지 받을 경우 27만원선. 이에 비해 복지부의 무료 암 검진에서 비용이 가장 비싼 위암 검진은 9만여원에 불과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원형(李源炯·한나라당) 의원은 “정밀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폐암을 빼고 복지부가 발견하기 쉬운 암 위주로 검진 사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암 사망자 5만2119명 중 폐암 사망자는 1만2969명으로 위암(1만1483명)이나 간암(9515명)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