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윤이상, 연극으로 고향온다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56분


경남 통영 출신인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尹伊桑·1917∼1995)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이 그의 고향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통영의 향토 극단 ‘벅수골’(대표 장창석)은 다음달 6, 7일 이틀간 윤 선생의 생애를 그린 ‘먼 땅 좋은 기별’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작품은 통영 출신 극작가로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다 최근 귀국한 이국민씨(45)가 94년 탈고한 창작 희곡.

연출을 맡은 벅수골 대표 장씨를 비롯해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윤 선생의 고향 출신인데다 윤 선생을 다룬 첫 연극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작품은 94년 서울에서 열린 ‘윤이상 음악축제’ 때 그가 친북 인사라는 이유로 음악제 참석이 불가능해지자 배를 타고 대한해협에서 멀리 통영쪽을 바라보았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막이 오른다. 이어 ‘동베를린 사건’ 등 그의 생애 중 중요한 요소를 가미해 그린다.

윤 선생은 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2년여의 옥고를 치르고 71년 독일로 귀화한 이후 한번도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연극은 또 윤 선생을 통해 이념의 벽과 분단의 현실을 조명하고, 생전에 그가 겪은 한을 씻김굿 형식을 빌어 풀어주는 내용도 담는다.

벅수골 관계자는 “공연 사이사이에 중요무형문화재인 통영의 승전무와 남해안 별신굿을 넣어 윤 선생 음악의 밑거름이 된 해안지방 특유의 전통적 색채가 드러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벅수골 055-645-6379

통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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