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등억온천 러브호텔 난립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47분


“온천단지인지 유흥가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입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신불산 중턱에 조성된 등억온천단지가 유흥가로 변모하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위락, 휴양시설은 태부족인 반면 고급 모텔과 술집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신불산 중턱인 등억리에서 유황온천이 발견된 것은 87년으로 그후 97년 1월까지 71만여㎡가 온천지구로 개발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3년여동안 방치되다 2000년부터 각종 시설이 들어섰다.

현재 이곳에는 대중 온천탕 3곳과 모텔 26곳, 술집 4곳 등이 영업 중이다. 밤이면 온천단지 전체가 이들 업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네온사인 불빛으로 유흥가를 방불케 할 정도.

가족과 이곳을 자주 찾는 김모씨(여·41·울산 중구 우정동)는 “온천탕에 가기 위해 초등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모텔촌을 지날 때마다 민망스럽다”며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은 없고 모텔만 촘촘히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온천단지가 곧 ‘모텔촌’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자치단체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천단지 번영회 김원빈(金元彬) 회장은 “온천단지는 숙박시설지(36.1%)와 상업시설지(12.4%) 공공시설지(2.4%) 주차시설지(3.1%) 등으로 한정돼 있다”며 “가족단위 놀이시설이 들어설 부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온천단지는 이미 대부분의 부지가 매각된 상태여서 사실상 시설계획 변경이 어렵다”며 “‘난개발’을 막기위한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등억온천단지는 온천수가 부족, 인근 계곡물을 끌어와 영업을 하다 올초 검찰에 적발돼 물의를 빚기도 했으나 번영회측은 “지금은 하루 600∼800t씩의 온천수를 채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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