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조선의 책들이여 빨리 돌아오라”

  • 입력 2002년 10월 15일 20시 15분


“어서 빨리 돌아 오라! 조선의 책들이여.”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에 상륙한 프랑스 함대가 강탈해간 고서적의 반환을 촉구하는 ‘삼랑성 역사문화축제’가 인천 강화도와 서울 대학로에서 18∼20일 열린다.

프랑스군이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약탈해간 고서적 297책은 현재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이며 도서 반환을 둘러싼 외교적 논쟁이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축제의 주 행사장은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의 전등사 경내. 강화 공설운동장과 온수리 종합운동장,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에서도 민속연날리기, 전통상여놀이, 퍼포먼스 공연 등이 열린다.

이 축제 이름에 쓰인 삼랑성은 도서 반환과 관련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등사 주변 2.9㎞을 둘러싸고 있는 높이 3∼5m의 삼랑성은 고조선 때 단군의 세 아들에 의해 토성(土城)으로 만들어진 뒤 조선 중종 때 석성(石城)으로 다시 쌓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병인양요 당시 의병을 이끈 양헌수 장군이 삼랑성에서 프랑스군을 대파한 것을 기념해 100여년 전에 세워진 ‘양헌수 전적비’(인천시 기념물)가 전등사 경내에 남아 있다.

‘삼랑성 역사문화축제 조직위원회’(www.samnangseong.org)는 인천가톨릭대 이찬우 총장,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 전등사 주지 계성 스님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19일 오후 2∼6시 전등사 중앙무대와 20일 오후 5∼7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열린 문화공연 한마당’에는 퍼포먼스 ‘코파스(KOPAS) 그룹’, 감성음악가 최병두씨, 고을무용단, 대북 및 모듬북 공연단 ‘문화마을 들소리’, 비디오 예술가 조병유씨 등이 출연한다.

중앙무대에서는 또 외줄타기 전문가인 박해성씨의 줄타기 시연(19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반), 초중고생이 참여하는 ‘삼랑성 백일장’(19일 오전 10시) 등이 마련된다. 이 밖에 손민영씨의 다도강좌, 높이 4.5m의 사천왕상 전통등 전시회, 설치미술작품전 등이 열린다.

행사 관람은 무료이지만 전등사 입장 때 문화재 관람료(청소년 800원, 성인 1800원)를 내야 한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381년) 창건된 전등사에는 1097년에 제작된 범종과 대웅전, 법화경판 등의 보물과 문화재가 있다.

▽교통편〓서울 신촌사거리에서 강화읍이나 전등사로 가는 직행버스를 탈 수 있다. 서울 영등포터미널, 인천터미널, 경인전철 부천역 등에는 강화읍행 시외버스가 있다. 강화읍∼온수리 간 직행버스는 오전 7시 5분∼오후 5시50분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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