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완제 맞고 1명사망 4명중태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40분


집단 부작용을 일으킨 근육이완제 - 거제연합
집단 부작용을 일으킨 근육이완제 - 거제연합
병원에서 근육이완제 주사를 맞은 환자 17명이 집단 부작용을 일으켜 이 중 1명은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경남 거제시 신현읍 거제백병원에서 퇴행관절염 치료를 받던 김모씨(73·여)는 2일 포도당 1000㏄에 희석한 근육이완제 앰풀 한개(2㏄)를 혈관주사로 맞은 뒤 갑자기 고열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일 오전 3시10분경 숨졌다.

또 김씨와 같은 날 근육이완제를 맞은 16명의 환자들도 비슷한 증세를 보여 3일 진주 경상대 병원과 마산 삼성병원 등으로 후송됐으나 정모씨(61) 등 4명은 저혈압과 패혈증 등으로 중태다.

병원측이 이들에게 주사한 근육이완제는 서울의 G제약이 7월 생산한 3만2000개의 앰풀 가운데 일부로 거제백병원은 최근 이 약 1000개를 구입했다.

병원측은 “보관중인 G사의 주사제를 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嫌氣性) 세균이 일부 발견됐다”며 “환자들의 혈관에 세균이 들어가 패혈증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G사측은 “99년부터 생산한 이 주사제를 8월 대구와 전남지역에도 1만개 이상 공급했다”며 “투약과정 등 다른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병원이 보관 중인 주사제 앰풀 680개를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5일 김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또 의료진과 제약사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문제의 근육이완제를 수거해 품질, 함량, 구입 절차, 보관 상태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으며 해당 제약사의 전 제조공정도 특별 점검키로 했다.

식약청은 “7월 26일 생산돼 전국에 유통된 이 약품의 부작용이 특정 병원에서 한꺼번에 발생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제품 자체의 이상보다는 병원측의 주사기 등 투약 과정의 문제점이 우선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병원 측의 자체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는 3, 4일 뒤 정확한 원인규명이 가능하다고 보고 만약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제조 및 사용을 중단시킬 계획이다.

경남도는 거제백병원에 해당 제품을 봉함 봉인토록 하고 도내 전 시군의 병의원에 사용금지 지시를 내렸다.

문제의 근육이완제는 주로 요통이나 척수염 관절염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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