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두개골 함몰…타살?

  • 입력 2002년 9월 29일 16시 10분


'개구리 소년' 사망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달서경찰서는 29일 소년들의 두개골 2개에서 함몰된 부위와 구멍을 발견, 이것들이 소년들의 사인과 관련이 있는 지를 집중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1차 복원된 유해 1구에서 상의가 발견되지 않아 이들이 '제3의 장소'에서 살해된 뒤 와룡산으로 옮겨져 암매장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28일 오후 경북대 의대 해부학 실험실에서 열린 발굴유해 설명회에서 경북대 법의학팀(단장 곽정식·郭精植 교수)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1개의 두개골 위쪽 부위에 가로 3㎝, 세로 1㎝ 크기의 함몰 부위가 발견됐으나 자연적인 부패에 의한 손상인지,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인지는 정밀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법의학팀은 "또 다른 두개골 왼쪽 관자놀이 부분에 손톱 크기의 구멍이, 반대편 얼굴뼈 부분에 동전 2개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으나 총상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북대 법의학팀 관계자는 "총상에 의해 두개골이 손상됐다면 탄두가 들어간 부분과 나온 부분 주변에 금이 생기면서 함몰되고 솟아나는 부분이 생기나 이 두개골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상에 의해 함몰되거나 금이 간 머리뼈 부위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외부 충격에 의해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소년들의 유족들은 "함몰되거나 구멍이 난 두개골이 발견된 것은 아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거듭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법의학팀 곽 단장은 "육안감식 결과 현재까지 유해에서 타살을 입증할만한 외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방사선 및 토양검사, 혈흔반응 검사를 진행중이며 사인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는 한달 가량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공개된 조호연(趙浩衍)군의 유해에서 잠바로 추정되는 상의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중시, 소년들이 제3의 장소에서 살해된 뒤 옮겨지는 과정에서 상의가 분실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조군의 상의가 골짜기 아래로 떠내려 갔을 수도 있어 유골 발견 지점아래쪽 골짜기 등 일대를 정밀 수색중이다.

한편 29일 오후까지 유해발굴 현장과 부근에서는 60여발의 탄두와 실탄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총탄의 출처와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육군 50사단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응답이 없었다"며 부대 측의 무성의한 수사 협조 태도를 비난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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