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작가 장덕균씨 대선후보 풍자집 눈길

  • 입력 2002년 9월 10일 23시 1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16대 대선의 유력 후보 3명을 신랄하게 풍자한 유머집이 나왔다.

작가는 93년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을 도마에 올린 ‘YS는 못 말려’를 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개그작가 장덕균씨. 이번에 나온 책은 ‘대쪽이야 개쪽이야 회창이’ ‘노풍이야 허풍이야 무현이’ ‘용꿈이야 개꿈이야 몽준이’(이상 국일미디어 펴냄) 등 3권. 다음은 후보별 풍자 한토막.

지난번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아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지자 이회창 후보는 고민에 빠졌다. “정말 해도 너무들 한다. 차라리 우리 아들을 군대에 보내버리고 말아야지.” 부인이 깜짝 놀라 물었다. “여보, 그게 정말이에요?” “응, 구세군에 보내야겠어.”

한나라당이 총리서리제가 위헌이라며 총리인준을 거부하자 민주당이 이 후보에게 따졌다. “왜 협조 안해주는 거야?” 그러자 이 후보가 말했다. “서리 안 됩니다. 수박서리, 참외서리 다 안 되잖아요!”

평소 거친 말을 많이 쓰는 노무현 후보가 ‘쪽팔려’라는 비속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측근들이 제발 말조심을 하라고 부탁하자 그도 공감하며 약속했다. 그리고는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아이씨, 뚜껑 열려.”

경제인들과의 모임에 참석한 노 후보가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보자마자 매섭게 째려봤다. “당신 나하고 웬수 졌어?” 당황한 이 회장이 물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당신이 마누라 자식 빼곤 다 바꾸자고 했잖아. 당신 때문에 지금 후보 바꾸라고 난리야.”

정몽준 의원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얼굴을 알아본 소녀들이 소리를 지르며 몰려왔다. 정 의원은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기뻤다. “역시 내 인기가 최고야. 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니까.” 소녀들이 정 의원에게 사인지를 내밀며 소리쳤다. “아저씨, 김남일 선수 사인 좀 받아주세요.” “난 송종국요.” “히딩크 사인도 받아줄 수 있나요?”

정 의원이 평소 축구화를 신고 다니는 것 때문에 세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기자들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대통령이 되려면 신발을 잘 신어야 합니다. 한때는 군화, 한때는 등산화, 이제는 축구화가 됩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