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온천천 다시 시민의 품으로

  • 입력 2002년 9월 6일 17시 52분


부산 온천천이 죽음의 하천에서 생명의 쉼터로 돌아왔다.

발원지인 금정산을 출발해 금정 동래 연제구를 관통하는 15㎞의 온천천은 부산의 젖줄인 동시에 부산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하천이었다.

그러나 개발 붐이 한창이던 70년대 이후 콘크리트로 하천이 복개되고 유리알처럼 맑던 물도 공장폐수와 쓰레기에 오염돼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다.

이에 98년 11월 부산 연제구는 이 하천을 자연친화형으로 되살리기로 하고 주민들과 함께 대대적인 온천천 살리기 작업에 나섰다.

우선 거제동 세병교에서 연산동 안락교까지 2.6㎞에 대해 생활오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지 못하도록 자연석의 돌망태를 설치하고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모두 걷어냈다. 또 주변에 갈대 갯버들 등 식물군락지와 수생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어린이 자연학습장도 조성했다.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천 둔치에 농구장 롤러스케이트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몰놀이장 등을 만들고 자연석 징검다리와 계절별 꽃길을 조성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오염이 심했을 때 119ppm에 달했던 온천천의 수질이 최근에는 7ppm을 유지하면서 코를 찌르던 악취도 사라지고 숭어 피라미 미꾸라지 등 물고기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현재는 하루평균 1만여명의 시민들이 온천천 시민공원을 찾아 달리기와 하이킹, 각종 운동을 즐기기도 하고 자연학습장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그동안 온천천 지킴이로 나섰던 ‘온천천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온천천살리기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이 하천을 생명의 강으로 보존하기 위해 8일 오후 이곳에서 환경과 문화가 어우러진 주민잔치를 연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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