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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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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직접 살해를 한 주된 용의자 두 명이 해외도피 중이라 ‘살해지시-총기구입-납치-살해’순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사건의 실체는 아직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수사상황〓경찰은 사건 당일을 전후해 Y씨가 김모, 윤모씨 등과 50여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로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들은 모두 정황증거에 불과할 뿐 Y씨가 살해에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다.
또 Y씨가 인출한 돈이 2억원 규모인 것은 확인했지만 김씨 계좌에 입금된 5000만원이 과연 Y씨 계좌에서 나온 것인지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상당한 재력가인 Y씨가 김씨 등에게 범행을 지시했고 김씨 등은 다시 전모씨(24·구속) 등 4명을 시켜 납치를 지시한 뒤 직접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김씨 등이 전씨 등에게 납치를 지시한 것은 확인해놓은 상태다.
경찰은 Y씨가 공직자인 사위와 하모씨(22·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관계를 의심해 미행과 전자우편 감청 등을 시도했으며 하씨 가족이 Y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감정이 극도로 상해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Y씨가 범행의 배후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Y씨가 살인 교사 혐의를 줄곧 부인하고 있어 이번에 납치 감금 교사 혐의만 적용했다.
▽사건 개요〓모 대학 법대생 하씨는 3월 16일 오전 9시경 경기 하남시 검단산 중턱에서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씨가 6일 오전 5시35분경 집 부근 수영장에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지 열흘 만이었다.
경찰은 아파트 출입구 폐쇄회로TV에 찍힌 기록으로 20대 남자 2명이 하씨를 뒤쫓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하씨의 일과를 정확히 파악한 계획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하씨의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수사망을 좁힌 끝에 유력한 살해용의자로 김씨와 윤씨를 지목했으나 두 사람은 3월20일, 4월5일 각각 베트남으로 이미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두 사람의 지시에 따라 하씨를 납치한 전씨 등 4명과 김씨 등의 부탁으로 총을 구입한 최모씨(40) 등 관련자 7명은 이미 구속했다.
수원〓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