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섬진강 참사' 1주년 위령비등 추모사업 표류

  • 입력 2002년 8월 13일 23시 49분


지난해 8월 ‘통일기원 영호남 섬진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 도중 광주YMCA 스포츠단 어린이 4명이 숨진 ‘섬진강 참사’가 15일로 1주년이 되지만 위령비 건립 등 추모사업이 아직까지 표류하고 있다.

13일 광주YMCA와 섬진강 참사 유가족들에 따르면 당시 어른들의 부주의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내용의 위령비 건립사업을 경남 하동군청과 수차례 협의했으나 인근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반발해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또 건립 예정 하천부지의 사용 허가권을 가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7월 초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광주YMCA는 위령비 건립과 관련해 부산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하동지역 위령비 건립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고 현장 반대편인 전남 광양에 위령비를 세운다는 계획이지만 광양쪽도 입지가 좋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유가족 대표 이인재씨(39·광주교대 교수)는 “추모의 글이 담긴 3.5m 높이의 위령비를 건립하기 위해 조각가 선정과 조감도 작성까지 마친 상태”라며 “유가족들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위령비 건립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YMCA는 12일 참사 현장을 방문해 어린 영혼들의 넋을 달랬고 14일에는 광주 YMCA회관 백제실에서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1주기 추모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광주YMCA는 당시 사고경위와 원인, 대책 등을 분석 조사한 백서를 발간했으며 비슷한 사고의 재발 막기 위해 49쪽 분량의 ‘수상안전대책 핸드북’ 2000부도 제작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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