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16강진출 기원한 뒤 분신,중태

  • 입력 2002년 6월 14일 15시 27분


월드컵축구 한국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30대 남자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14일 낮 12시경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이모씨(39·주거부정)가 '이승에 계신 붉은 악마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유서를 남긴 채 분신자살을 기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목격자 조모씨(61)는 "이씨가 백사장 위에 촛불을 켜고 바다를 향해 절을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장에 남긴 편지지 1장 분량의 유서에 "히딩크 감독님 이하 선수들의 땀, 눈물, 열광적인 함성, 첫승의 기쁨은 제 생애 가장 큰 생일선물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영혼이 되어 12번째 선수가 돼서 꼭 필승 코리아가 되도록 힘껏 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경찰은 이씨가 병원에 후송된 뒤에도 "필승 코리아"를 외친 점으로 미뤄 정신이상자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팀 승리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우발적으로 분신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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