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비리 단서확보검찰 소환조사 빨라질듯

  • 입력 2002년 6월 12일 19시 29분


김홍업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건설업체에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을 나눠가졌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와 검찰 수사가 급류를 타고 있다.

검찰은 12일 홍업씨의 대학 동기인 유진걸(柳進杰)씨를 구속하는 과정에서 홍업씨가 유씨가 받은 돈 가운데 3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관련자 진술은 홍업씨를 소환 조사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3월 말 이후 70여일 동안 홍업씨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홍업씨 측근들의 범죄 혐의와 홍업씨와 측근들 사이에 있었던 자금 거래는 밝혀냈으나 홍업씨가 각종 이권에 직접 개입한 증거는 찾지 못해 고심해왔다. 이 때문에 홍업씨의 소환도 월드컵 축구 대회가 끝난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다.

그러나 검찰이 최근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과 이거성(李巨聖) P프로모션 대표 등 홍업씨 측근들을 계속 압박하면서 홍업씨가 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캐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홍업씨의 연루 의혹을 부인하던 측근들도 홍업씨 주변으로 수사가 집중되자 진술 태도를 조금씩 바꿔 홍업씨의 개입 사실을 실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홍업씨의 이권 개입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처음으로 확보함으로써 홍업씨의 소환 조사도 다소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유씨가 모 건설회사에서 받은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조사하면서 홍업씨가 돈을 받은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이 확보돼도 유씨가 사전에 돈세탁을 거친 10만원권 수표 1만장을 받았기 때문에 자금의 최종 사용처와 홍업씨의 연루 여부를 밝혀내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거성씨가 검찰 수사 및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이재관(李在寬) 전 새한그룹 부회장에게서 받은 17억원의 사용처도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홍업씨의 비리 혐의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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