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온 더위…학교급식 식중독 비상

  • 입력 2002년 5월 19일 18시 55분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교 급식 등을 통한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교육 및 위생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D공고에서는 학생 80여명이 10일 오후부터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달 19일에는 경북 구미시 장천면 O고 학생 74명이 설사와 복통 증세를 일으켜 급식이 중단됐다. 3월에는 대구에서 급식업체의 도시락을 먹은 고교생과 재수생 등 34명이 세균성 이질 증세를 보인 일도 있다.

특히 올해는 식중독 발생이 거의 없는 시기인 2월에도 인천 경남 광주 등의 초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6406명의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으며 환자의 70%인 4487명이 초중고 집단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걸렸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최근 관련 기관과 함께 학교 급식 위생 점검을 실시해 규정을 위반한 급식 시설과 식품 제조 및 가공업체를 적발하는 등 식중독 예방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전석진(全碩鎭) 학교 급식 담당 사무관은 “집단급식의 특성상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식중독에 노출될 수 있어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급식이 외부업체에 위탁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는 학교 직영으로, 중고교는 외부업체 위탁을 통한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 급식 전면 실시 방침에 따라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에 2학기부터 급식을 실시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학교에 4000만원의 지원비를 지급하고 위탁 급식업체가 8000만원을 투자하는 방식의 위탁 급식 운영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명신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위탁 급식의 경우 업체들이 계약기간에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남기려다 보면 급식의 질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학교 급식은 모두 학교 직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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