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민주당은 최씨와 한나라당간의 관련의혹을 제기하면서 설훈(薛勳) 의원이 폭로한 최씨의 20만달러 한나라당 제공설에 대한 전면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여야 공방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최씨의 변호인인 강호성(姜淏盛) 변호사는 17일 “최씨는 내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 전 총재 등 한국 내의 다양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 밝힌 스칼라피노 교수의 서한을 공개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14일 이 서한을 팩스로 강 변호사에게 보내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최씨가 지난해 6월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스칼라피노 교수가 이 전 총재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뜻을 전해와 이 전 총재가 이를 보고받고 승낙했었다”며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이미 스칼라피노 교수를 여러 차례 만난 바 있어 최씨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남 대변인은 또 “당시 유 전 소장은 이 전 총재에게 보고할 때 최씨 얘기를 하지도 않았고 이 전 총재가 스칼라피노 교수를 만날 때 최씨가 배석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스칼라피노 교수의 서한으로 ‘올 1월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 세미나에서 최씨를 한 번 만났다’고 한 이회창 후보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밝혀졌다”며 “최씨가 이 후보 측에 20만달러를 주었다는 설훈 의원의 주장도 확실한 증거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검찰은 설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이 후보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과 관련돼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어 “검찰이 만약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검찰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하수기관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을 통해 ‘한나라당의 하수기관’ 발언은 취소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