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월드컵준비 일부 차질

  • 입력 2002년 5월 13일 18시 56분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이 10일 지역 기업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수감되면서 대구시정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는 문 시장 구속 직후 김기옥(金基玉) 행정부시장이 시장직을 대행하는 비상체제를 가동해 시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러나 김 부시장이 법적으로 시장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구속한 문 시장에 대해 정식으로 기소해야 하는 데 검찰은 문 시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추가 혐의에 대한 보강수사를 10여일 정도 벌인 뒤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현행 지방자치법은 자치단체장이 구속돼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 부단체장이 단체장 권한대행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김 부시장이 법적으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시장의 구속은 당장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등 국제행사는 물론 한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 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굵직굵직한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

롯데그룹의 골프장 건설 및 특급호텔 건립사업, 월드컵 종합경기장 활용을 위한 대형 쇼핑몰 사업 등 민자유치 사업은 물론 삼성상용차 협력업체의 보상문제 등 주요 현안의 추진과 해결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대구지하철 2호선건설과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 등 대구시가 추진 중인 20여건의 현안사업을 위한 내년도 국비 확보 문제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또 2003년 대구에서 열릴 예정인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문 시장의 구속으로 조직위는 당장 새 위원장을 뽑아야 할 상황이다.

이밖에 시정 최고 책임자의 구속으로 월드컵 대회 때 지역을 찾는 외빈들을 부시장이 영접하게 됨에 따라 개최도시로서의 이미지와 체면이 크게 손상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시는 11일 문 시장 구속에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8개 구군 부단체장과 시 본청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조회를 열고 공직기강 확립과 업무수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문 시장의 변호인은 11일 “문 시장은 6월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해 대구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후보와 무소속 이재용(李在庸) 전 남구청장의 2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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