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론 볼링 즐기며 희망 함께나눠요”

  • 입력 2002년 4월 18일 20시 36분


17일 오후 인천의 유일한 장애인 야외 체육시설인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내 ‘론 볼링장’(인조잔디 야외 볼링시설).

휠체어를 탄 장애인 4명이 20∼30m 가량 떨어진 목표물인 ‘잭’을 향해 공을 굴리는 운동경기를 하고 있다.

공을 잭에 가까이 붙이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이 게임은 휠체어를 몰면서 1∼5㎏ 무게의 공을 들어올리고 던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땀이 배어 나는 운동으로 지체장애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시는 2000년 6월 장애인 전국체전을 개최하면서 가로 세로 각각 37m 규모의 론 볼링장을 개장했다. 현재 이 곳을 이용하는 ‘론 볼링’ 동호인들은 인천지역에서만 40∼50명에 달한다.

이날 이 곳을 찾은 박종철씨(49)는 “야외에서 무료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론 볼링장이 유일하다”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장애인 체육시설이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만여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는 인천지역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얼마나 잘 갖춰져 있을까.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인천지역의 장애인 시설을 점검해 본다.

우선 눈에 띄는 게 연수구 동춘동 인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내에 6월 개관할 예정인 장애인 실내체육관. 인천에서 장애인 실내체육관으로는 처음 문을 여는 곳이다.

900㎡(272평) 규모인 이 곳에는 농구 배구 배드민턴 등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코트가 설치된다. 또 수평대 러닝머신 등 근력을 키우면서 재활효과도 거둘 수 있는 체력단련실과 샤워실도 들어선다.

인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간수웅 관장은 “이 실내체육관을 재활목적으로 주로 활용하면서 일반 장애인들에게도 무료로 개방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이 복지관은 장애인 재활사업과 함께 장애아 주간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애아 주간보호센터는 3∼18세의 지체장애인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보호해주고 있고 이용료는 월 14만원.

인천 남구 학익동 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곳에서는 점자교육을 펼치면서 침술 안마사 공인중개사 등의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장애인에게 차량을 제공해 병원 은행 등의 업무처리를 돕는 심부름센터를 비롯해 이미용서비스, 저시력용구 무료보급, 점자 및 녹음도서 대여 등의 복지사업도 펼친다.

특히 전용 통신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소설 신문 시사정보 등을 제공하는 ‘컴퓨터 통신(BBS)’도 운영. 이 곳의 물리치료실에서는 침술 안마 지압 찜질 등을 무료로 시술해주고 있다.

가톨릭대 최국환(직업재활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꾸준히 확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호 연계성을 갖는 프로그램과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장애인들의 이용률도 저조한 실정”이라며 “장애인들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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