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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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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가 추락한 경남 김해시 지내동 주민들은 점심식사를 시작하려다 TV 긴급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전해들었다. 주민들은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숟가락을 놓고 우르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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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들이 말하는 사고순간 |
추락후 40여분 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주민은 사고 현장에서 약 1㎞ 떨어진 섬유제조업체 도영싸이징㈜에 근무하는 최형관(42) 박영도씨(43) 등 2명.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사고현장으로 달려간 이들은 평소 휴일이면 가족들과 자주 오르던 산이었지만 이날은 마음만큼 다리가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 비가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 데다 ‘1명이라도 더 구조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
현장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숨돌릴 겨를도 없이 비행기 동체 옆에서 신음하고 있는 중국인 장성철씨(42)를 들쳐 메고 내려와 김해 자성병원으로 옮겼다. “잘 치료해서 꼭 살게 해달라”고 의료진에 당부한 뒤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경찰이 “폭발 위험이 있다”며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해 더 이상 구조활동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그들은 그때서야 온 몸이 흙 범벅이 된 것을 알았다.
또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남기용씨(42)는 이날 사업차 김해에 왔다가 라디오 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듣고는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구두를 신어 산길을 오르는 데 애를 먹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겠다는 마음에서 뛰어 올라가 구조활동을 벌였다. 기체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삽으로 흙을 퍼붓기도 하고 생존자들을 부축해 여러 차례 산길을 오르내렸다.
남씨는 “사고현장 부근을 지나고 있었는데 현장으로 달려가 생존자를 구조한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라며 오후 늦게야 흙탕물을 뒤집어쓴 옷을 털고는 차를 몰고 돌아갔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