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성규 ‘감싸기’…13일 심야회의후 연락두절

  • 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32분


경찰청 특수수사과 최성규(崔成奎·52·총경) 과장이 14일 홍콩으로 출국함에 따라 최규선(崔圭先)씨와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 과장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관계자를 만난 데 이어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O호텔에서 최씨 및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사건 관련자들과 검찰 수사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과장은 13일 밤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으며 14일 혼자 홍콩으로 출국했다. 최 과장은 출국신고서의 직업과 출국 목적란에 각각 회사원과 여행으로 기록했다.

최 과장은 S건설 유모 이사에 대한 수사를 최규선씨와 상의한 의혹 외에도 모 병원 원장이 제약사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수사하면서 최씨의 청탁을 받고 사건을 축소한 의혹도 사고 있다. 그는 또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주식 수만주를 받은 의혹도 사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최 과장이 갑자기 출국한 점으로 미뤄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고 다른 비리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과장과 최씨의 유착은 98년 최 과장이 경찰청 특수수사과 계장으로 있을 때 최씨가 특수수사과의 수사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대통령 친인척 등 고위층 관련 빙자 사건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자신과 관련된 비리 첩보 등을 알아내기 위해 최 과장에게 접근한 것으로 경찰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최 과장이 13일 밤부터 일체의 연락을 끊었음에도 홍콩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된 15일 오전까지 최 과장의 경력 등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경찰청은 15일 최 과장이 출근하지 않자 언론의 사진촬영을 피하기 위해 특수수사과 간판을 한동안 떼어놓고 최 과장의 학력 등 기본적인 경력사항 공개도 거부해 빈축을 샀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최 과장을 직위해제하고 자체 감찰에 들어갔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崔성규씨 누구인가▼

군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경찰청 특수수사과 최성규(崔成奎) 과장은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업무를 맡았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83년 육군 소령(공병장교)에서 경감으로 특채된 그는 서울 북부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다 98년 4월 특수수사과 계장에 임명됐다.

1999년 4월 총경으로 승진해 전남경찰청 수사과장에 부임한 그는 9개월만인 2000년 1월 특수수사과장으로 발탁됐다.

통상 1년마다 보직을 이동하는 총경 인사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2년3개월째 특수수사과장 자리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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