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장 한때 고성…막판절충 진통

  • 입력 2002년 2월 27일 01시 09분


전국철도노조와 한국발전산업노조의 파업 이틀째인 26일 양 노조는 각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연맹을 교섭 대표로 온종일 사측과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을 벌였다.

▼철도부문▼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사정위원회에서 있은 한국노총과 철도청 간의 특별교섭은 시종일관 날카로운 신경전 속에서 진행됐다.

양측 3인으로 구성된 실무협상단은 오전 11시5분 협상에 들어갔으나 철도청 측이 “불법파업을 주도해 구속대상자가 된 사람과는 협상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해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오후 10시까지 양측은 세차례의 정회와 각각 3인으로 구성된 실무협상을 거듭하면서 절충을 모색했다. 정회 때마다 양측의 교섭위원들은 취재진에 각기 상반된 전망을 내놔 협상과정의 진통을 보여줬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 위원장이 오후 8시반경 협상장을 찾았고 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이 오후 9시반경 협상장을 찾아 협상장은 한때 타결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어느 정도 의견 절충을 마친 양측은 오후 10시경 손학래(孫鶴來) 철도청장이 협상장으로 온 뒤 협상단을 각 7인으로 재구성하고 막판 조율을 위한 본협상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오후 10시40분경 방 장관과 손 청장, 이 위원장 등 3명은 노사정 위원장실에 모여 막판 절충을 모색했지만 도중에 고성이 오가고 급기야 이 위원장이 “내일까지도 시민의 발목을 붙잡을 생각이냐”며 위원장실 방문을 박차고 나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발전부문▼

이어 오후 11시40분 이 위원장 등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일제히 협상장에서 철수했다. 양측이 큰 쟁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견을 좁혔으나 불법파업을 주도한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처리를 놓고 심각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이어진 발전 노조와 사용자 간의 실무진 릴레이 협상은 ‘한발씩 양보하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노사의 의지가 돋보였다.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 2층에서 협상을 시작한 발전노조 대표단(민주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양한웅 외 2명)과 발전 사용자측 대표단(동서발전주식회사 전무 이용오 외 2명)은 시작부터 “오늘 꼭 협상을 타결하자”는 결의에 차 있었다.

협상 과정을 브리핑해준 김철운 공공연맹 교육선전실장이 오후 8시 첫 브리핑과 오후 10시 두번째 브리핑에서 “4개 부문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오후 10시경 양측 대표단은 “민영화 문제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안에 합의한 상태”라는 메시지를 전해 타결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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