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봉호 전의원 출금, 금명소환

  • 입력 2002년 2월 15일 11시 44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은 15일 이용호씨의 계좌추적을 통해 이씨의 돈 수천만원이 민주당 김봉호(金琫鎬) 전 의원에게 흘러간 사실을 확인, 김 전의원을 출국금지시켰다.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의원을 소환, 이씨의 돈을 받은 경위 및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이씨의 차명계좌를 통해 거액이 김 전 의원 계좌에 흘러간 사실이 확인돼 돈의 성격을 캐고 있다"며 "자금의 성격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김 전의원과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돈이 정치권 인사에 전달된 사실이 밝혀진 것은 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에게 건네진 후원금 2000만원 외에는 처음으로, 이씨의 정관계 로비자금에 대한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특히 1997년 여름부터 2001년 2월까지 민주당 중앙당 후원회장을 맡아온 김 전의원이 이씨의 정치권 로비창구 역할을 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이씨의 얼굴을 알지도 못하고 만나본 적도 없다"면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내용을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은 "후원회장 당시 후원금으로도 받은 적이 없느냐" 라는 물음에 "내가 후원회장을 하는 동안 그런 사실이 없으며 개인적으로도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 전 의원의 계좌에서 수천만원이 이씨 계열사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 김 전 의원이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펀드에 투자한 뒤 투자이익금으로 이씨측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 계좌에서 이씨 차명계좌로 유입된 수천만원 중 2000만원을 김 전 의원의 딸이 송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 전 의원 딸에게 2000만원을 빌려준 고교선배 최모씨를 전날 불러 돈을 빌려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연합뉴스 관련기사▼

- 이용호씨 '로비자금' 실체 드러날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