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사랑 맺어준 ‘軍 장학금’

  • 입력 2002년 2월 13일 21시 58분


충남 서산의 한 공군부대가 담장을 함께 쓰는 이웃 중학교에 35년째 해마다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서산시 대산읍 대산중 제43회 졸업식에는 공군 8931부대(부대장 서부종·徐富鍾 중령) 관계자들이 참석해 4분기 장학금 54만원과 명예교장상패와 상품을 전달했다.

1967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이 군부대의 부대장은 대산중의 당연직 ‘명예교장’이다.

이 부대 장교와 부사관들이 매년 봉급을 털어 이 학교 학생들에 지급하는 장학금은 200여만원으로 해마다 6명씩 혜택을 받고 있다. 대산지역은 서해안 개발이 이뤄지고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오지 중의 하나였다.

부대측은 장학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학교 설립 초기에는 군부대 자재와 장비를 동원해 부서진 교사(校舍)를 수리해 주고 운동장도 만들어 줬다. 지난해에는 지하수가 고갈되자 군부대 수도관을 연결해 식수난을 해결해 주기도 했다.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평소에는 체험학습차, 연말에는 군부대 위문차 부대를 방문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매년 김장을 담가 군부대를 찾곤 했다.

이효상(李孝相) 교사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자주 부대로 편지를 하고 있으며 그같은 서신 왕래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변함 없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17년 전 이 부대에서 대위로 근무했다 최근 다시 부임한 서 부대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서로 돕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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