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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13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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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그리움에 겨워 또는 애경사가 있어 고향을 찾지만 잠자리 조차 마땅치 않다. 가까운 친척이 거의 없고 옷소매를 잡아끄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폐가 될까봐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의 이런 고민은 올해 초 이 마을에 ‘고향의 집’이 들어서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출향인들을 위해 마련된 이 고향의 집은 23평 규모의 조립식 주택으로 한번에 40여명이 묵을 수 있고 주방시설까지 갖춰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다.
마을 주민들은 고향의 집 건립비용 2300만원 가운데 80% 이상을 직접 마련했으며 돌아가며 품까지 제공했다.
김 할머니는 평소 연락이 닿던 임윤희씨(64·여·서울 신설동)와 함께 8일 첫 손님으로 이 고향의 집을 찾았다. 임씨도 20여년 전 고향을 떠났다.
마을 주민들은 삼삼오오 찾아와 안부를 나누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한 때를 보냈다. 부녀회에서는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평생 잊지 못할 명절이 될 것 같다”며 “이제 고향이 한층 품안으로 다가온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장 김인현(金仁鉉·50)씨는 “이번 명절에만 오래 전 고향을 떠난 30여명의 출향인들이 찾아와 고향의 집에 묵으며 추억을 되살리고 정도 나눴다”고 말했다.
부여〓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