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꼬리 '호랑이 이름' 되찾았다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6시 50분


한반도의 꼬리 부분인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리 ‘장기곶’ 명칭이 ‘호미곶(虎尾串)’으로 공식 변경됐다. ‘곶’은 바다 쪽으로 길게 내민 부리 모양의 육지.

국립지리원은 경상북도지명위원회가 장기곶을 호미곶으로 변경해 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지명을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만에서 열리는 호미곶 해맞이 축전 등 일상적으로는 호미곶이 널리 알려졌는데도 공식 지명은 장기곶으로 돼 있어 혼란스러워 지명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호미곶은 조선 철종 때 고산자 김정호(古山子 金正浩)의 대동여지도에는 ‘달배곶(冬乙背串)’으로 표기돼 있으나 일제가 1918년 장기갑으로 바꾸면서 토끼꼬리로 낮춰 불렀다. 정부는 1995년 일본식 표기를 바꾼다는 취지에서 장기곶으로 변경했다.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南師古)가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이 곳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했으며,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과 김정호도 이 곳을 호랑이 꼬리라고 불렀다.

포항〓이권효기자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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