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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5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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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시 중앙동 30여평 규모의 중국음식점 ‘만리향’ 주인 강준기(康俊基·43)씨는 자장면 한 그릇을 사실상 2450원에 팔고 있다. 가격표에는 2500원으로 돼 있지만 50원은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적립하고 있는 것이다.
강씨는 다른 음식을 팔 때도 1인분에 50원씩 떼고 있다. 그는 98년 2월부터 ‘음식을 드시는 순간 손님께서도 불우이웃돕기 후원자가 되십니다’라는 문구를 벽에 붙이고 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이면 전날 판매량을 계산해 그릇당 50원씩 은행에 저축한다. 연말이 되면 그 해 은행에 맡긴 돈을 활용해 불우 이웃을 돕는다.
그는 최근 올해 적립한 440만원을 인출해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절반 가량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어린이들이 수용돼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다. 그는 내년 초에 다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어린이들 앞에서 직접 면발을 뽑은 뒤 자장면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그가 내놓은 성금은 98년 400만원, 99년 500만원, 지난해 300만원 등이었다.
동두천 일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러 이 곳을 찾아와 자장면 한 그릇을 먹고 1만원을 내고 가는 손님도 있다는 것.
강씨는 “97년과 98년 잇따라 큰 수해를 입은 지역 이재민들을 위해 자장면을 무료 제공하다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로 이 방법을 생각해냈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계속 손님들의 정성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두천〓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