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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0일 2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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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입주한 이 집이 최소한 앞으로 10년은 살아갈, 아니 어쩌면 뼈까지 묻을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닭울음과 풀내음 속에 잠을 깨는 농촌 생활의 꿈도 이 집에 입주하면서 이뤄졌다.
얼마 전까지 경기 안산에서 살았던 김씨의 고향은 경북 의성의 농촌마을. 젊어서 도회지로 나가 직공 생활 등을 하며 살림을 꾸려나갔지만 최근 3남매를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농촌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지난 5월 예산의 '더불어살기생명농업운동본부' (본부장 김용필·金容必)가 마련한 귀농 학교의 문을 두드렸고 여기서 귀가 번쩍뜨일만한 귀농 정보를 접했다.
이 운동본부 펼치고 있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사랑의 빈집 수리 운동' 이 그것. 운동본부측은 자체 적립금과 자원 봉사자들을 활용해 98년부터 농촌의 빈집 현황을 파악해 소유주에게서 장기 임대를 받은 뒤 말끔히 수리해 도심의 무주택 서민 등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임대 기간은 보통 10년 이상이며 입주자는 1년에 쌀 한가마 정도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운동본부측은 지난 18일 입주한 김씨 가족 등 4가구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0여가구에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한국판 해비타트'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국제적인 봉사 활동)로 불리는 이 운동에는 예산군이 '농촌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최근 동참했다.
김 본부장은 "도회지 무주택 서민들에게 귀농의 기회와 함께 주거 공간을 제공할 뿐아니라 흉물화 돼가는 농촌 마을의 빈 집도 없애는 이 운동을 통해 농촌이 보다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예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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