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객 印尼서 내기골프 추태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8시 04분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 성월(聖月) 라마단 기간 중에 한국의 골프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각종 추태를 일삼는 바람에 현지인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14일 현지 관광업계와 공항 당국에 따르면 올 12월 한국인 여행객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들 중 절반이 골프 관광객. 골프 관광객 급증은 대한항공과 가루다항공이 취항하던 자카르타∼인천 노선에 올해부터 아시아나항공이 가세하면서 출혈 경쟁을 촉발, 왕복항공료가 30만원 수준으로 대폭 떨어지면서부터.

한국의 골프 관광객들은 예외없이 내기 골프를 하는데 보통 경기 초반 매홀 1타당 10달러 수준으로 내기를 하다가 분위기가 과열되는 후반에는 100달러 지폐가 등장하고 계산문제로 고성을 지르며 얼굴을 붉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는 게 캐디들의 전언이다.

일부 관광객은 그린에서 타구가 빗나가면 캐디들에게 우리말로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골프채를 집어던지는 경우도 목격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내기 골프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해지면서 범죄의 표적이 돼 최근 자카르타 서쪽 L골프장에 불량배들이 침입, 골프 도박을 하던 한국인들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과 귀중품을 강탈한 사건도 발생했다.

한국인들의 추태는 술집에서도 이어져 일부 관광객은 라마단 기간에 편법 운영되고 있는 가라오케에서 폭탄주를 돌린 뒤 여종업원에게 윤락을 강요하다가 거부당하자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자카르타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