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사건 은폐관련자 이르면 내주초 사법처리

  • 입력 2001년 11월 30일 23시 42분


‘수지 김 살해 은폐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朴永烈 부장검사)는 빠르면 다음주 초 이 사건에 개입한 국가정보원 간부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30일 김모 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을 재소환해 지난해 2월 이무영(李茂永) 전 경찰청장을 만난 정황을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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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前국장-이무영 前청장 엇갈린 주장

이 전 청장은 검찰에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김 전 국장이 찾아와 ‘협의할 일이 있다’고 말해 실무자들과 처리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국장이 이 전 청장에게 사건 경위에 대해 모두 알려줬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이 전 청장을 소환해 두 사람을 대질신문할 방침이다.

검찰은 11월15일 두 사람이 서울 힐튼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청장은 경위서에서 “힐튼호텔에서 만난 김 전 국장이 ‘제가 곤란하니 당시 엄익준(嚴翼駿·작고) 국정원 2차장이 전화를 해서 사건을 처리한 걸로 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경찰측 주장과는 달리 지난해 2월 국정원이 사건을 가져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전 청장의 경위서에는 “최근 김모 전 경찰청 외사관리관이 ‘국정원의 요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으나 검찰은 “국정원이 수사 기록 원본을 가져가 복사만 하고 돌려준 점을 감안할 때 정식으로 사건을 이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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