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중기전시관 매각 무산…관광특구 계획 차질

  • 입력 2001년 11월 30일 19시 00분


서울시가 여의도에 외국인 관광특구를 조성하기 위해 시유지를 매각해 특급호텔 등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시는 30일 오전 시청 별관에서 시유지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전시관 부지 5000평을 국내외 법인과 개인을 대상으로 팔기 위해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했으나 입찰 참가업체 미달로 유찰됐다.

이날 입찰에는 반도체 관련 종합무역업체인 미국계 그레이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사가 참가했으나 ‘2인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찰한다’는 서울시 입찰공고 규정에 따라 입찰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다.

이 부지는 올 5월에도 매각을 위한 입찰이 실시됐으나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인 SR개발만 응찰해 자동 유찰됐다.

시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투자 위축으로 막판까지 참여를 저울질하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입찰을 포기한 것 같다”며 “특히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빌딩 매물 증가로 신축 개발보다는 기존 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최근의 추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두 차례나 유찰된 이 부지를 매각하는 것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내년 월드컵대회 때까지는 기존 용도인 전시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 이후에는 재입찰 방안과 입찰 보류, 사업안 변경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활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4년까지 여의도 한복판인 이 부지에 1000명 이상이 모일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45층 규모의 특급호텔(400실)을 유치해 외국인 관광특구로 만들려던 시의 계획이 상당 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중소기업전시관 부지는 96년부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시로부터 무상 임대해 사용 중이다. 전체 부지 중 1500평은 특급호텔과 컨벤션센터용으로 용도가 지정돼 있다. 나머지 땅은 상업지구이기 때문에 업무용 빌딩과 오피스텔, 대형 할인점 등을 지을 수 있다. 평당 감정가는 1778만원으로 최소한 884억원이 있어야 매입할 수 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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