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 국제 카레이스 계속 달릴까

  • 입력 2001년 11월 27일 01시 33분


‘국제적인 자동차 대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막대한 비용만 들어갈 뿐 얻는 것은 별로 없다.’

25일 경남 창원경주장에서 세 번째 행사를 끝낸 국제자동차 경주대회인 ‘인터내셔날 포뮬러 3(F-3) 코리아 슈퍼프리’를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주최측인 경남도는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하고 있으나 소음공해 등에 시달리는 창원지역 주민은 물론 행사에 동원됐던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드세다. 이 대회는 경남도가 국제자동차경주연맹(FIA)의 공인을 받아 5년동안 개최한다는 계획으로 99년 시작했다.

▽대회 성과〓경남도는 “3일 동안 6만여명이 경기를 관람했으며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하는 등 내실있는 대회였다”고 밝혔다.

경남도 이덕영(李德英)정무부지사는 “‘지옥의 코스’라 불리는 창원경주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 유명 선수들이 앞다퉈 참가를 희망할 정도”라며 “경주장 인근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민원도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26억원의 운영경비를 전액 기업체 후원과 국비지원으로 조달한데다 각종 시설물들을 재활용, 경제적인 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게 스스로의 평가다. 특히 올해는 5개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 헬기를 통해 생중계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알찬 대회를 치렀다는게 경남도측의 설명이다.

▽문제점〓그러나 경남도는 관람객 유치를 위해 농협과 경남은행 등에 3만장이 넘는 표를 떠맡겼으며 일부 시군에 까지 표를 할당, 물의가 잇따랐다. 창원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행사준비에 공무원을 동원한 사실을 문제삼고 “이 대회가 ‘경남도지사 홍보용’이라는 인상이 짙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공청회나 토론회를 열어 ‘F3대회 중간평가회’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여론수렴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심 한복판에 경주장이 위치, 소음공해에다 교통난이 심화됐고 대회장 주변도로의 차량통행을 전면통제하거나 버스 노선을 조정해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주최측은 대회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경주장과 맞붙은 창원경륜장의 25일 경기를 취소시켰고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는 2시간 늦추는 등 자동차 대회로 인한 부작용이 잇따랐다.

상당수 지역 주민들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수십억원씩 들여가면서 대중성이 떨어지는 행사를 계속할 이유가 없다”며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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