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노인시설서 봉사활동 1400시간 박선혜양

  • 입력 2001년 11월 16일 22시 56분


“제가 안가면 할머니들이 아침식사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집 근처 노인요양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경북 청도여고 3학년 박선혜(朴善惠·19)양. 박양은 매일 오전 6시경 노인전문요양시설인 효사랑마을에 도착한다. 벌써 3년째. 1시간반 동안 할머니 63명과 할아버지 22명의 아침식사와 옷세탁을 도와드린 뒤 학교로 향한다. 주말에는 할머니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말벗이 되기도 한다.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학년마다 20점씩 봉사활동 점수를 따야한다기에 그냥 갔어요. 할머니들과 만날수록 제가 꼭 해야 할 일들이 생겼어요.”

효사랑마을에서 확인해준 박양의 봉사활동은 1400시간. 언어장애인인 부모님과 아흔이 다 된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주위에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성격이 밝다. 효사랑마을 이임정(李林庭·23) 사회복지사는 “그동안 선혜 같은 학생은 못 봤다”며 “어르신들에게 밝은 모습으로 너무 잘해 요양시설의 분위기도 덩달아 밝아졌다”고 말했다.

박양은 15일 대구보건대학으로부터 ‘인당봉사상’ 대상을 받았다. 대학에서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박양은 “상금으로 받은 120만원으로 부모님과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드릴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윤경식(尹慶植·41) 담임교사는 “자기 형편도 어려운데 조금도 티 내지 않고 스스로 봉사를 하는 고운 마음씨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도〓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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