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들사랑 연기 실감나네요"

  • 입력 2001년 10월 26일 22시 24분


‘무대 위의 어머니는 실제 저의 어머니예요.’

대전에서 ‘손석구와 춤사랑패’를 이끌고 있는 손석구(孫錫求·33)씨는 96년부터 전국 어디에서 공연을 하든 어머니 전귀임(全貴任·72)씨와 동행한다. 젊어서 남편을 잃고 어렵게 자신을 키워온 어머니를 홀로 두고 다니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 손씨가 이번에는 어머니를 아예 무대 위에 올렸다. 지난달 중순 서울 첫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오른 자신의 댄스 퍼포먼스 작품 ‘저별이 위험하다’에 극중의 어머니 역할을 전씨에게 맡긴 것.

이 작품은 사소한 일로 자살을 하려다 뒤늦게 마음을 돌이킨 한 젊은이를 통해 요즘 젊은 세대의 나약함을 지적하는 내용. 전씨는 늙은 어머니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일하는 장면과 자살을 결심했다 뉘우친 아들(손씨 배역)을 힘껏 안아주는 장면 등에 두 번 등장한다.

실제 어머니라야 감정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 것 같아 어머니를 배역으로 썼다는 것이 손씨 얘기. 전씨는 “평생 무대에 서 본 적은 없지만 내 아들을 꼭 안아주는 것이야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맞장구를 쳤다.

손씨는 “공연 도중 무대 주변에 소품이 널부러져 있자 스탭들이 치울 텐데도 연신 주워담는 어머니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어머니는 극중 배역과 현실의 어머니 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어머니 전씨와 함께 내달 9일 대전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이 작품 두 번째 공연을 연다. 042-482-8247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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