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경찰' 따뜻한 고향 사랑

  • 입력 2001년 9월 15일 12시 39분


"싸니까 꼬치 하나 먹어봐요"

무더웠던 올여름, 수많은 피서객이 다녀간 강원도 송지호 해수욕장에서는 '꼬치구이 경찰관'의 이야기가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http://www.police.go.kr) '칭찬합시다'코너를 통해 소개된 '꼬치구이 경찰관'의 주인공은 강원도 고성경찰서 죽왕지서장 김대원(53)경사.

정복을 입은 채 직접 꼬치를 굽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권하기도 하는 김경사의 차림새는 피서객들이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경사가 꼬치구이 장사를 하게된 것은 동향출신 김모씨 소식을 듣고 난 뒤부터.

지난 7월말 주민들로부터 "IMF로 사업에 실패한 김씨가 고향에 내려와 실직상태로 지낸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경사는 피서철이 되자 주변 상인들의 양해를 얻어 김씨에게 해수욕장 인근에 조그만 꼬치구이 코너를 마련해 줬다.

김경사의 정성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근무가 없는 날은 물론 근무를 마친 밤 9시 이후에도 어김없이 꼬치구이 코너에 찾아와 함께 장사를 했다.

김경사는 "야간에 정복입고 해수욕장에 나가 있으니 치안유지까지 저절로 돼 일석이조" 라며 환하게 웃었다.

"서로 돕고 살아야지요"라는 '꼬치구이 경찰' 김경사의 넉넉한 마음 덕분에 올여름 송지호를 찾았던 많은 관광객들의 추억에는 따뜻한 꼬치구이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지 않을까.

박종우<동아닷컴 기자>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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