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김재영조명팀장 "우리동네 감전사고 1건도 없었죠"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57분


유난히 가로등 감전사가 많았던 올 기습폭우에서 한 기능직 공무원의 예방 조치로 단 한건의 사고도 나지 않은 한 구청의 사례가 돋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도로조명팀장을 맡고 있는 김재영씨(47·6급·사진)가 지난해 장마 직후 가로등 감전사고 예방대책을 마련, 사전대비를 한 것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강남구는 그의 건의에 따라 청담동 등 상습 침수지역 도로바닥에 설치돼 있던 가로등 분전함 30개를 지상에서 50∼80㎝ 높이로 옮기고 지역 내 가로등 8220개 중 노후된 1545곳의 전선과 안정기 180개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강남구는 또 주민들이 산책로로 즐겨 찾는 양재천에 가로등을 설치하면서 하천이라는 지형특성을 감안, 전압을 높이는 안정기를 등주 꼭대기에 설치했다. 특히 양재천 가로등에는 고장감지 센서를 달아 이상이 발생하면 담당 직원의 단말기에 즉시 경보음이 울리도록 해 즉각적인 보수가 가능토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 덕분에 강남구는 이번 집중호우 때 논현동 역삼동 청담동 삼성동 일대의 저지대가 1m 이상 침수됐지만 인근 자치구와 달리 단 1건의 감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 본청과 자치구를 돌면서 가로등 업무만 15년을 해 온 김씨는 “지난해 장마를 겪으면서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 대책을 강구하게 됐다”며 “다른 직원들과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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