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경기 분당경찰서 이강환경사

  • 입력 2001년 6월 25일 18시 30분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줄타기 하네∼음주운전 절대 하지 마세요∼♩♪♬∼최근 여성 운전자들 늘고 있는데요 맥주 한 잔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경기 분당경찰서 정보보안과 이강환(54) 경사의 별명은 ‘폴리스 리(Police Lee)’. 교통안전 캠페인 노래를 부르는 경찰관이다. 96년 교통가요 1집을 선보인 이래 지난해 말 4집을 내고 지금까지 테이프 1만장을 자비로 만들어 무료 배포했다.

때문에 이름도 알려지고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나 이곳 저곳에서 행사참가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이 경사의 ‘교통가요’ 음반은 기존 유명 노래들을 그가 부르면서 반주 중간중간에 음주운전과 과속, 중앙선 침범 등을 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다양한 벌점을 안내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구성진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중간에 ‘과속하지 맙시다’라는 소리가 나오면 귀에 쏙 들어오지요. 그게 효과 만점인 것 같아요.”

그는 한때 교통안전만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어 불러보기도 했지만 별로 인기가 없어 이같은 방식으로 교통안전 캠페인 노래를 바꿨다.

그는 “‘네박자’ ‘인생은 생방송’ ‘사랑의 트위스트’ 등 유명 트로트곡을 다양하게 수록한 교통가요 4집은 특히 팬(?)들의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78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이 경사가 ‘교통가요’를 부르게 된 동기는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모아놓고 평소처럼 집에서 노래자랑을 하다가 ‘교통안전 멘트’를 넣어봤더니 반응이 의외로 좋았던 것을 보고 시작했다.

“그냥 노래부르는 것보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경찰조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부르게 됐습니다.”

그의 교통안전 활동은 노래부르는 일에 그치진 않는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자신의 테이프를 갖고 분당지역 음식점과 음주운전이 많은 장소 등을 찾아가 어깨띠를 두르고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인다. 또 평소에는 무료 배포하지만 연말에는 테이프를 판매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과 노인돕기 행사를 매년 갖고 있다.

그는 ‘노래 한곡 부르면 교통사고 한건이라도 줄인다’는 생각으로 경찰조직 행사는 물론 일반 초청행사에도 가능하면 빠짐없이 참가한다.

<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