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물사용 日-英보다 10~25%많아"…한강 물포럼 토론회

  • 입력 2001년 5월 23일 18시 54분


“상수원 수질 개선을 위해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는 수변구역 토지를 필요하다면 정부가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

“물을 절약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수돗물 값 인상이다. 수돗물 값을 인상하면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이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 것이다.”

한강유역환경관리청이 23일 경기 양평군 한국방송광고공사 남한강연수원에서 개최한 ‘2001 한강 물 포럼’은 최근 극심한 가뭄이 계속된 탓인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국가별 1인당 하루 물 사용량

프랑스281한국395
영국323호주480
일본357미국585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환경학과)는 “생활하수나 산업폐수 등의 오염원 관리뿐만 아니라 농촌의 비료와 분뇨, 도시에 산재된 각종 쓰레기 등에 대한 관리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 공급과 수질개선, 생태계 보전 등의 문제를 동시에 다루며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통합유역관리 방안’의 도입을 제안했다.

한강유역관리청 정진성 청장은 이와 관련해 “자치단체가 재정자립도 등을 이유로 환경보전에 대한 투자보다는 당장의 지역개발 정책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자치단체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사전 환경성 검토 대상의 범위를 확대해 친환경적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며 “특히 수변구역의 토지매수가 ‘협의매수’로 돼 있어 당사자가 응하지 않으면 토지 확보가 곤란하므로 수질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물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다양한 물 절약 방안도 제시됐다. 연세대 노수홍 교수(환경공학과)는 “독일은 수돗물 값을 올려 물 절약에 성공했다”며 “중앙 정부가 자치단체의 수돗물 값 현실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돈우 차장은 “780억원을 들여 절수변기를 설치하면 3억6000만t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물 사용량은 하루 395ℓ로 일본 영국 프랑스보다 10∼25% 정도 많다. 또 우리나라 물 자원량은 총 661억t으로 1인당 활용 가능량으로 환산하면 2025년 기준으로 1258㎥. 유엔은 1인당 물 활용 가능량이 1700㎥ 이하일 경우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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