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노사협상 막판 진통…파업대비 비상계획 마련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28분


버스운송사업조합 문봉철이사장과노조측 신동철위원장(오른쪽)
버스운송사업조합 문봉철이사장과
노조측 신동철위원장(오른쪽)
27일 오전 4시로 예정된 서울 등 전국 7대 도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연대 파업을 하루 앞둔 26일 노사가 막판 협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는 고건(高建)시장이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중재에 적극 나서 막판 타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내버스 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 서울지방노동위에서 열린 조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회담장을 나왔으나 서울시의 중재로 오후부터 송파구 잠실동 교통회관에서 비공식 임금협상을 계속했다.

고시장은 이날 지방노동위의 조정이 무산되자 문봉철(文奉哲) 서울버스조합 이사장과 신동철(申東哲) 버스노조 위원장 등 노사 양측 대표들을 시장실로 불러 중재를 시도했다.

서울시 차동득(車東得) 교통관리실장은 “노사 양측이 내부적으로는 파업을 유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6일 저녁에 좋은 협상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정부의 지원액(1000억원) 중 서울시에 할당될 175억원에 추가로 이 같은 규모의 지원금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사양측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버스근로자의 임금인상안이 5∼6% 선에서 타결될 공산이 크다”며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회사측의 30% 운행감축안도 철회될 수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조측은 이날 오후 3시반부터 교통회관에서 조합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출정식을 가진 데 이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7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노사간 협상은 막판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 노조위원장은 “사용자측이 마지노선으로 4%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지만 우리가 수정제시한 9% 인상안에서 크게 후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중재가 무산되어 27일 오전 4시부터 버스파업이 강행될 경우에 대비해 지하철 운행시간을 연장하고 전세버스를 추가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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