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자금 1000억원 96년총선때 구여권 유입"

입력 2001-01-03 18:56수정 2009-09-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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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제15대 총선 직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으로 유입된 옛 안기부 자금(본보 2000년 10월4일자 A1면 등 보도)은 1000억원대에 이르고 이 자금을 받은 신한국당 총선 후보자들도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150명이 넘는 것으로 검찰 계좌추적에서 드러났다.

또 이 자금은 안기부가 자체적으로 관리해온 국가예산이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3일 당시 안기부가 4, 5개 비밀계좌를 통해 1000억∼2000억원대의 비밀예산을 운영해오다 이 가운데 약 1000억원을 신한국당 총선 후보자 150여명에게 선거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자금조성 경위와 액수, 전달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당시 안기부 권영해(權寧海)부장과 김기섭(金己燮)운영차장, 신한국당 당직자 등 정치인을 포함해 10여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옛 안기부 간부와 실무자들을 이미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수개월간 계속해온 계좌추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면서 “안기부에서 신한국당에 전달한 자금의 규모는 지난해 10월 이미 470억원 가량 드러났으나 이후 계속 늘어나 현재 1000억원대에 이르고 있으며 수사가 진행될수록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총선 후보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5억원 이상의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제의 자금이 안기부가 김영삼(金泳三)정부 이전부터 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근거 없이 예산을 배정받아 사용해온 것으로 그 규모가 누적액을 기준으로 1000억∼200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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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과 관련된 로비자금을 추적하던 중 안기부가 관리한 모(母)계좌를 발견, 구체적인 입출금 내용을 추적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안기부가 비밀계좌를 이용해 ‘통치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돈을 받은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공소시효(3년)가 만료된데다 새 정치자금법이 98년 이전 정치자금을 문제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법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이 안기부 자금인 것을 알고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정치자금법이 아니라 국정원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형·신석호기자>sooh@donga.com

▼민주 "이총재 연루 밝혀야" 한나라 "여론호도 표적사정"▼

이와 관련, 민주당은 3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은 ‘공작정치’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3일 성명을 내고 “국가정보기관이 부정한 돈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에 관여했다면 충격적인 일”이라며 “96년 4·11 총선 당시 신한국당 중앙선대위의장이었던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는 안기부 비자금의 선거자금 유입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몇 달 전 우리 당이 제대로 못밝히면 검찰의 직무유기라고까지 했는데도 밝히지 않고 끝난 사건을 다시 등장시킨 것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엄청난 불만을 표적사정으로 호도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김전대통령측의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 문제는 이미 두달 전에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사안”이라며 “이를 다시 꺼내는 것은 최근 상도동에 세가 결집되는 것을 흠집내기 위한 여권의 정략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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