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선정 올해의 인물]김대통령-김위원장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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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첫 해, 세계는 한반도를 주목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대결과 갈등의 반세기를 뛰어 넘어 마침내 화해와 협력의 손을 마주 잡았기 때문이다.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김대통령이 김국방위원장과 굳게 포옹했을 때 세계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에서도 평화정착의 가능성을 보았다.

두 정상은 2박3일간 머리를 맞대고 역사적인 6·15 남북 공동선언문을 만들어 냈다.

한민족의 역사가 다시 쓰이는 순간이었고, 한반도와 동북아가 안정과 평화를 향해 한 걸음을 성큼 내딛는 순간이었다.

동아일보가 29일 ‘올해의 인물’로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을 선정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 를 위한 두 정상의 이같은 결단과 그 결단이 갖는 역사성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은 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 국방장관회담 등 당국간 회담을 갖고 불신과 대결의 반세기를 씻어낼 수 있는 방안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이 15년만에 재개됐고, 경의선 복원작업이 시작됐으며, 남북 경협과 사회·문화교류를 위한 각종 접촉과 만남이 봇물처럼 그 뒤를 이었다.

두 정상의 만남은 동북아와 아태지역의 안정과 평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조명록(趙明祿)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았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양국간 화해의 기초를 놓았다.

김대통령에게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평화상) 수상이란 영광이 주어진 것도 화해와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한 그의 기여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남측은 새해를 맞으면서 경제악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 결여로 흔들리고 있고, 북측은 남북관계 개선의 궁극적 목표인 정치·경제체제의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두 정상이 이런 과제를 극복하고 정상회담 당시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세계는 다시 주목하고 있다.

<윤승모·김영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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