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12월 13일 02시 1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노씨는 지난해 7월 이씨로부터 정치권 실세에게 청탁해 세무 조사를 면하게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4억원을 받은 혐의다.
노씨는 또 이씨가 사행성 오락기기를 제조,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9월부터 수사를 받아오다 11월 구속되자 “정치권 실세에게 부탁해 석방토록 해주겠다”며 9차례에 걸쳐 9억68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노씨가 실제 정치권 인사와 접촉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며 노씨가 거명한 정치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가 이씨에게서 받은 돈을 모두 경마에 썼다고 진술했다”며 “이씨가 청탁했던 일 가운데 이씨의 뜻대로 된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4억원을 건넨 뒤 청탁이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다시 9억6000여만원이란 거액이 전달된 점에 비춰 노씨가 실제 정치권 실세와 연이 닿아 있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노씨가 이씨에게 가져온 1억원짜리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오라고 하는 등 13억여원 전액을 사과 박스 등을 이용해 현찰로 받은 점으로 보아 실제 청탁을 위해 다른 브로커 등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노씨가 접촉한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